오직 산업수학 문제해결을 위해 모였다

‘NIMS 산업수학 문제해결 워크숍’은 기업 및 기관 등이 의뢰한 산업문제를 수리과학 분야 연구자들이 모여 수학적 모델링, 최적화,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새로운 해결방법을 제시한다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2017년부터 연 2회씩 꾸준히 개최·운영하며, 산업수학의 문제해결 능력을 알리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워크숍은 3일 동안 진행되며 3건의 산업문제를 다룬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모더레이터와 산업수학전문위원을 중심으로 3개 그룹을 편성해 문제해결 과정을 거친다. 3일 동안 오로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집중한다. 워크숍 마지막 날에는 문제해결 결과발표회를 갖고 해결과정을 공유한다. 이 시간 동안 문제해결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꾸준한 교류를 통해 후속연구를 지원한다.

이 워크숍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산업문제 해결을 원하는 의뢰자와 수리과학 분야 연구자, 대학․대학원생 등 일반 참가자가 모두 모인다는 데에 있다. 각기 주어진 역할과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이 워크숍처럼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댈 기회를 갖기란 쉽지 않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워크숍을 통해 서로 간에 벽을 허물고 새롭게 소통할 수 있는 화합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산업수학이 걸어갈 미래를 더욱 탄탄히 만들어가고 있다.

‘함께’이기에 더 소중했던 경험

이번 워크숍에 산업문제를 의뢰한 곳은 ㈜큐티티, ㈜도레이첨단소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다. ㈜큐티티는 ‘구강건강도 측정결과의 점수화(등급화)’ 문제를 의뢰했다. 이는 작년 워크숍에서 진행된 ‘딥러닝을 통한 구강건강도 측정 결과값의 신뢰성 확보’ 후속 문제다. 지난 연구내용에서 도출된 데이터를 이용해 환자의 구강 건강상태를 점수화(등급화)하는 문제를 해결했다. 김승원, 신동욱 모더레이터와 산업수학전문위원 최우진 교수를 비롯해 29명이 문제해결에 동참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나노필터 성능 예측 시뮬레이션’ 문제를 의뢰했다. 해수 담수화나 폐수 처리에 사용되는 공업용 정수 필터의 성능 예측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작년 10월에 첫 문제를 발굴해 원용설 모더레이터와 이한용 산업수학전문위원이 정수 필터의 수학적 모델링, 시뮬레이션 관련 선행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선행연구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 모델링 관련 변수 산출법 검증, 성능 예측 시뮬레이션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원자산소의 저궤도위성부품에 대한 침식정도 예측’에 대한 문제를 의뢰했다. 이는 효율적인 인공위성 개발을 위한 사전연구에 해당한다. 인공위성은 우주에 퍼져 있는 ATOX(원자 산소)를 만나 마모가 되어도 버틸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기존에는 실제 원자 산소의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을 버틸 수 있도록 설계해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태양 활동 관련 수치를 분석해 ATOX의 양을 더욱 정밀하게 예측할 방법을 찾는 것이 목표였다. 김병천, 백진언 모더레이터, 산업수학전문위원 이석훈 교수 외 약 25명이 문제해결에 참여했다.

향후 계획을 논의하는 것으로 워크숍 일정이 마무리 됐다. 이제 헤어짐만 남은 시간. 이들의 아쉬움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긴 인사로 전해졌다. 문제해결을 위해 짧은 시간 동안 힘을 모아야 했기에 어려움도 고민도 많았을 터. 하지만 ‘함께’이기에 웃으며 이겨낼 수 있는 경험이고 배움이었을 것이다. 130여 명이 함께 한 3일간의 인연과 노력이 산업수학의 성장을 이끌 디딤돌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Interview

㈜큐티티 최재유 총괄이사

“작년 부산 테크노파크에서 열린 산업수학 컨퍼런스를 통해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산업수학 문제해결 워크숍 참가나 MOU 체결 등으로 꾸준히 교류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 제품의 업그레이드 측면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진행될 해외진출에도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것입니다.”

Interview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원용설 모더레이터

“이 워크숍을 한 마디로 이야기 한다면 ‘동반성장’, ‘동반공부’ 입니다. 평상시에는 이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의논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는 많지 않아요. 하지만 워크숍에서는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누구에게든 좋은 경험이고 좋은 공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Interview

아주대학교 수학과 이동진 학생

“저는 수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부생입니다. 이론으로만 배웠던 수학을 산업문제에 직접 적용하는 것에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워크숍을 통해 실제 기업이 가지고 있는 산업문제를 처음 경험했습니다. 제가 문제해결의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좋은 것 많이 배우는 게 목표입니다. 앞으로도 빅데이터, 인공지능 분야를 중심으로 산업수학 문제해결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일 계획입니다.”